기술은 진보. 어째 내용은 퇴보.
내가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꼽는 영화가 있다. 그것은 <반지의 제왕 1, 2, 3>!! 나는 시리즈 중 특히 ‘3’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평지에서 오크와 인간의 대규모 전투 신[이것이야말로 명장면이다]은 볼 때마다 전율이다! 인생 최고의 영화다 보니 거짓말 안 하고 10번은 넘게 본 것 같다. 이렇게 지겹도록 봤으면서 간만에 다시 보면 이상하게 또 새로운 느낌이 든다는 건 미스터리다. 여하튼 이런 내 절대적 사랑을 이어갈 수 있는 연장선상의 영화, ‘호빗’이 개봉했다는 건 내게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호빗 - 뜻밖의 여정>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프로도가 '절대 반지'를 없애기 위해 반지 원정대의 일원으로 모험을 떠나기 60년 전, 이 세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프로도의 삼촌, ‘빌보 배긴스’다. 그렇게나 기대를 하고 봤건만… 솔직히 실망했다.
결정적 순간마다 해결사 ‘간달프’가 나와 상황을 종결해버리는 김새는 이야기 패턴이나, 진지한 모험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을 겨냥한듯한 판타직한[그래서 사실감 떨어지는] 모험은 나에게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 그 격동의 시대에서 보여줬던 갈등, 분위기, 낭만을 <호빗>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쉽다. 하지만 그렇다고 <호빗 2>를 보지 않을 건 아니다. 그래도 내게 가슴 설레는 추억을 선사해준 ‘피터 잭슨’ 감독의 영화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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