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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이론이란 족쇄에 발이 묶인다면...

 

 

'이론의 족쇄에 발이 묶이면 문학의 길을 걷기가 불편해진다' 


- 이외수, 글쓰기의 공중부양 229pg -




  

  이외수 선생님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에 나온 글귀다. 이론이 족쇄라고?? 어떤 분야를 발전시키고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이론이라고 나는 알고 있었는데 무슨 말인고??



  나는 무언가를 만들 때, 그 분야의 기초 따위의 것들을 보고 시작하는 편이다. 기초의 힘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설의 요소 중 인물, 사건, 배경 등의 핵심요소를 모르면 글쓰기가 엉망이 된다. 또 간단한 영화를 찍을 때 샷과 프레임, 씬을 이해하지 못하면 진행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처럼 기초는 필요하다. 허나 기초 이외의 것, 구체적으로는 이론, 틀 따위의 것[사람들의 해석이 가미 된]에 (이외수 선생님은) 얽매이지 말라고 한다. 



  내가 무언가를 만들면서 이론, 정형화된 틀과 나의 작품을 대조한다면, 그래서 왠지 틀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결국에는 정해진 틀에 내 작품을 짜맞추려 한다면, 아마 작품을 완성하기도 전에 흥미를 잃을지 모른다. 그건 창작이 아니라 고역이다! 결정적으로 원래의 틀에 맞춰 내 작품을 만든다면 그 결과물에서 전혀(!) 새로움이 보일 리 없다. 



  그렇기에 창작을 할 당시에는 기존의 이론, 틀과는 잠시 작별을 해야 한다. 이론, 틀 따위를 내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오로지 내 작품 그 자체만을 사랑해야 할 것이다. 창작의 숲에서는 나의 작품에 집중하는 것 빼고는 그 어떤 요소에도 기력을 소진해선 안 된다. 딴생각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로에 빠져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창작의 숲에서는 나의 감각, 나란 존재 그거밖에는 믿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