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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당신 만의 장미를 찾으세요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는 누구인가?


  <어린 왕자>의 작가로 유명한 생텍쥐페리의 직업은 이색적이다바로 비행사다비행기로 새 항로를 개척하기도 하고비행기록에도 도전하기도 하며, 2차 세계 대전 때는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 본토를 정찰하는 위험한 임무도 수행했단다대단한 행동가다그는 자신의 경험으로 소설을 썼다고 한다이게 참 와 닿는다그는 허풍쟁이가 아니며자신이 겪은 일을 멋있게 표현할 줄 아는 인물인 것이다오늘 소개할 <어린 왕자>도 그가 비행기록에 도전하다가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을 때의 경험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다.





<어린 왕자> 어떤 소설인가?

 


  <어린 왕자>라는 제목과, 어린 왕자의 캐릭터는 너무나도 유명한데 막상 사람들에게 읽어봤느냐고 물어보면 읽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게 참 특이했다. 사람들은 장미꽃’, ‘사막여우’, ‘이라는 등장인물은 아는데 정작 이야기와 주제는 모른다. 그래서 소개하는데 조금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어린 왕자>는 그림도 있고(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그림들), 문장도 짧고, 한 섹션의 호흡이 긴 것도 아니기에 부담 없이 읽었다. 동화, 우화 같은 소설이다. 그런데 남기는 의미는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읽고 나서 조금 당황했다. 분명히 쉽게 읽었는데 남기는 의미가 아리송해서 책을 다시 뒤적뒤적 거렸다.


 

  ‘어린 왕자는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온 소년이다. 비행기의 불시착 때문에 사하라에 낙오된 주인공 생텍쥐페리’(자신의 경험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와 사하라 사막에서 일주일 정도를 같이 보낸다. 어린아이와 어른이 사막에서 만난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린아이가 도대체 왜 사막에,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넓은 사막 사하라 사막에 혼자 있지? 앞에서 말했듯 이는 동화 같은 소설이며, ‘어린 왕자는 지구가 아닌 다른 별에서 온 소년이다. 그러니까 그런 사실성에 대한 논의는(의심은) 접어두자!


 

  책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 왕자의 시선에서 어떤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어린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어린아이의 시선은 세상 만물에 대한 호기심, 애정으로 가득 차 있는데, 어른의 시선은 현실 그 자체 밖에는 보지 못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다.


 

남자와 여자가 이성을 소개받을 때 대게 어떤 질문을 던질까?


결혼 적령기의 사람들

그 사람 연봉은 얼마니?’, ‘집은 몇 평?’, ‘차는 있니?’, ‘직업은?’, ‘외모는?’

 

대학생들

그 사람 키는 어때?’, ‘그 사람 몸매는 어때?’, ‘외모는?’

 

어린아이들

그림을 좋아해?’, ‘어떤 색을 좋아해?’, ‘피아노 칠 줄 알아?’


 

  어른의 시선은 이렇듯 지극히 현실적이다. 외적인 것, 숫자놀이에 집착한다. 정작 중요한 그 사람이 무얼 좋아하는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성격이 어떤지는 뒷전이다. 어른들은 본질을 보지 못한다.

 


  보통 어른이길 거부하는 생텍쥐페리는 여우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잘 보려면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끼리 진정한 우정과 사랑을 맺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그 사람의 본질을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상투적이지만 만남에 있어서는 진리다! 마음을 다함으로써(여기에는 시간과 참을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는 상대방의 유일한 존재가 되고, 유일성을 띄는 그들의 관계는 지구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것이기에 더욱 가치 있다.

 


  그런데 참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당연히 외적인 것보다는 내적인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외적인 것에 집착한다. 외모나 숫자가(연봉, , 몸무게 등) 마음에 안 들면 만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놓치고 있는 우리의 인간관계는 얼마나 될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시간이 지나 우리는 노인이 된다. 문득 주위를 둘러봤는데,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안 그래도 적적한 세상, 누구 하나 마음 털어놓을 때가 없다면 그 때 우리는 얼마나 비참할까? 사람들은 늙어가면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허나 그 깨달음을 실천하기에는 너무 와버렸다면?

 

 

  그래서 황혼이혼은 슬프다. 서로의 앞길을 배려하기 위한 이혼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관계를 실패한 것이다. 평생을 같이 살았는데 그게 그들이 원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인생은 정말 다 갔는데 말이다. 그들에게는 실례될 수 있는 말이지만, 이런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젊었을 때부터 마음을 다하는 법을, 그 사람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을 정말로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생텍쥐페리는 말한다. 자신은 장미꽃 한 송이에 대한 어린 왕자의 성실성에 감동했다고. ‘어린 왕자는 사막여우에게 관계에 대한 답을 얻어, 그가 그의 별에서 키우던 장미꽃에게서 무한한 애정을 느낀다. 5,000송이의 장미꽃을 키우는 지구의 정원사보다[어린왕자는 그 5,000개의 양을 처음에는 부러워했다. 왜냐하면 자신의 장미가 전 우주에서 유일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구에는 5,000송이 아니 그보다 더 많은 장미가 있었으니까.] 자신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의 별에 존재하는 장미꽃과 그의 관계는 전 우주에서 유일하며, 그가 정성을 들인 꽃은 그의 별의 그 장미꽃밖에는 없으니까 말이다.

 


  우리의 인간관계도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5,000송이의 장미에 외적으로, 양적으로 압도될 수는 있겠지만, 그 하나하나의 꽃들에 마음을 줄 수는 없다. 오히려 한 송이의 꽃, 우리가 매일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할 수 있는 그 한 송이의 꽃이 더 중요하다. 그 한 송이 꽃은 우리에게 보람과 애정과 향기와 아름다움을 주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한 송이 장미를 꼭 찾으시길.





 


사진출처


1.http://book.interpark.com/meet/webZineDiary.do?method=novelDetail&sc.webzNo=13288

2. http://blog.naver.com/bellepoto?Redirect=Log&logNo=60103548511

3. http://cafe.naver.com/azamone/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