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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내가 글 쓰다 폭발한 이유 그리고 감사인사.

  요즘 쉬어가자는 의미로 여러 소설들을 읽고 있다. 내 머리가 한계에 다다라 조금만 책의 내용이 어려워도 수면상태에 빠지게 되더라. 하여튼 지금은 알랭드 보통<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책을 읽고 있다. 쉽게 읽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머리 아픈 내용이 많다. 허나 사랑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 있는 책인지라 대충 읽고 넘어가기는 싫다. 그래서 4일 내리 책잡고 메모하고 내용에 공감하며 웃고 있다. 많이 배우고 있다는 게 더 맞겠다. 열심히 읽은 만큼 좋은 리뷰가 나오리라 믿는다.

 

 

  오늘은 나에게 힘을 준 한 블로거의 글을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글쓰기에 좌절하고 있을 때 이 분의 글을 읽고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 그때 너무 후련해서 일기로도 이 일을 기록해놨는데 형식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드리겠다. 나의 이때의 후련함이 그대로 드러나야 할 텐데

 

 

 7/5

 

오늘 또 멋진 블로그를 하나 찾았다. 고민은 우연에서 또는 어떻게든 해결된다던가? 이 사실을 오늘 또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을 쓸 것인가?’ 항상 고민되는 일이다. 사실 나로서는 이에 대한 해답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는 하다. 바로 울림을 주는 것들, 내가 느낀 것들을 그저 솔직하게 쓰면 된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퍽 재미를 느꼈던 모양이다. 되지도 않는 분석으로 글을 쓰려다 어제 같은 경우에는 폭발했으니 말이다.

 

 

어제 일을 생각해보니 <어린 왕자>의 포스팅에서 내가 폭발했던 이유는 정리도 안하고 글을 썼기 때문이었다. 항상 하던 그 과정을 생략했으니 자연히 내 몸이, 마음이, 머리가 이상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네가 말하고 싶은 게 뭔데 도대체

 

 

빛살무늬라는 블로그에서 본 글을 좀 메모해야겠다.

 

 

-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부분을 노트에 메모한다.”

- “그것을 쭉 읽어본 뒤 무엇을 초점 잡아 쓸지 살펴본다.”

 

 

<공감한 부분>

 

 

- “내가 쓰는 리뷰는 책을 소개한다기보다는 감상이나 에세이류로 쓰려고 한다.”

- “꼭 몇 가지 요점이나 내용을 써야겠다고 하기보다는 나를 건드리는 것들 위주로 초점 잡아 쓰는 편이다.”

- “그리하는 것이 쓰는 재미가 있다.”

 

 

이 분, 나에게 글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아니 제시라기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확인시켜준다. 이 분의 글쓰기는 내가 아주, 정말로 지향하는 길이다. 이 글을 보자마자 댓글을 달고, 워드로 옮겨 인쇄하고, 그 인쇄물을 다시 보며 감탄했다.

 

 

마음이 후련하다. 다시 안정을 찾았다. 즐겁게 독서하고 글을 쓸 수 있겠다.

 

 

  일기라 내용이 산만하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그날 나는 <어린 왕자>를 읽고 내가 무얼 느꼈는지, 무얼 쓸 것인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리뷰를 썼었다. 당연히 리뷰가 잘 쓰일 수가 없다. 쓰다가 폭발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기에는 글쓰기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오류가 있었다.

 

   

나는 당연히 해야 했을 책을 곱씹는 과정을 생략했다. 즉 무얼 느꼈는지 노트에 정리하고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이때는 조급했다. 시간에 쫓겨 포스팅을 하려다보니 그랬다. 그렇다면 나는 왜 시간에 쫓겼을까? 이틀에 하나 포스팅이라는 원대한 목표에 흠집이 갈까 봐 그랬다. 포스팅의 개수가 도대체 뭐라고역시 글을 쓸 때는 절대 조급해선 안 된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글쓰기에 임해야 한다. 조급함에서 나온 글은 어찌되었던 간에 형편없을 수밖에 없다. 무슨 수로 나조차도 소화하지 못한 내용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렇게 탄생한 글은 누구 말대로 똥 덩어리. 그래서 다시 독서노트를 만들었다. 귀찮아서 흐지부지 된 것이 몇 번이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난 정말 독서로 발전할 수 없겠다라는 생각으로 나름 진지하다. ‘기록하고 곱씹는간단하지만 매우 중요한 이 사실을 다시금 깨우친다.

 

  

 

 

그리고 무엇을 써야 하는 지에서도 솔직하지 못했다. <어린 왕자>의 포스팅을 할 때 나는 블로그의 유입량을 어떻게든 늘리고 싶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는 내용을,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내용을 글의 주제로 삼았다. 정말 재미없었다. 쓸 말도 진짜 없었다. 머리만 쥐어뜯다 폭발했다. 여기서도 아주 중요한 사실이 드러난다. 글을 쓸 때는 역시 내가 쓰고 싶은 말을 써야 한다! 내가 알고,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글로 써야한다. 그래야 글 쓰는 재미도 있고, 솔직한 글도 나온다. 그리고 그 솔직함은 사람들을 움직인다.

 

 

  어쨌든 나 좋자고 책 읽고, 글 쓰는 건데 이렇게 화딱지가 나서는 안 될 일이다. 그건 고역이고 스트레스니까. 요즘은 쓸 말이 없고 괜히 화가 날 때면 이날의 일기를 다시 읽어본다. 그러면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글을 쓸 수 있다. 아, 블로그 선배로서 내가 가야 할[가고 싶은] 글의 방향을 제시해준[또 확인시켜준] 빛살무늬님께 감사인사 드린다. :)

 

 

 

 

이건 제가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빛살무늬' 님의 글이네요. 

http://enneaplus.blog.me/140162415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