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든 것의 감상

귀신영화의 계절이 돌아왔다! - 유준석 <귀신소리찾기>




  나는 겁도 많으면서 공포영화를 매우 즐긴다. 야밤에 학교 뒷 길 지나갈 때, 진짜 예전에 봤던 온갖 귀신 다 상상하면서 뛰어가는데 또 집에 와서 영화 볼때는 스릴러/공포 장르에 손이 간다. 정말이지 이상하단 말이야. 그 만큼 공포영화에는 사람을 이끄는 묘한 힘이 있단 거다. 군대에 있는 지금, 친구들이랑 맥주 마시면서 불 다 꺼놓고 공포영화 볼 때가 너무 그립다.

 

 

  오늘 소개 하고 싶은 공포영화는 '귀신소리찾기' 다. 우연히 메가TV에서 보게 되었는데, 한국 독립영화에 관심이 있던 터이고 러닝타임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1800원이나 되는 거금(난 군인이니까)을 지불하고 보았다. 내가 겁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대낮에 봤는데도 정말 깜놀했다.

 

 

  줄거리는 생략하겠다. 어짜피 짧으니까 보면 된다. 다만 하나, 영화를 보고 집고 넘어갈 사실이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기술(?)이 영화의 신선한 소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극의 초반 방송국 PD는 금자에게 방송장비들의 용도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송장비들은 뒤에 나올 이야기에 영리하게 이용된다('금자'가 디지털화 된 '귀신소리'의 내용을 짜맞추는 데에는 MAC의 프로그램이 사용된다!). 새로운 기술(또는 새로운 도구)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하나보다.

 

 

  형식은 블레어 윗치(1999) 나 파라노말 액티비티(2007)가 선보였던 '페이크 다큐멘터리' 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란 형식은 이제 뭐 다양한 영화에서 볼 수 있으니까 '귀신소리찾기'도 그다지 신선한 형식을 선보이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장점이 뭔가? 바로 사실감이 느껴진다는 거다. 영화 속에 나오는 '금자'. 실제로도 정말 죽었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본 그 허여멀건한 귀신, 넌 또 내 잠자리를 방해하겠구나.

 

 

  '귀신소리찾기' 의  메인 소재는 '귀신소리'이다[감독은 '소리'를 소재로한 영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귀신소리찾기' 는 그 두 번째 프로젝트이다]. 만약 '귀신소리'가 관객에게 긴장감을 줄 수 없다면 이 영화는 큰 틀이 무너져 버린 것과 다름 없다. 그렇기에 감독은 소리는 들리지만 정체는 보이지 않는, 귀신의 존재에 대한 긴장감을 '소리'로써 극대화 할 필요가 있었다.

 


  소리 탐지기의 사운드, 그리고 거기에 희미하게 잡히는 귀신소리.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귀신은 관객을 압도한다. 그리고 소리로만 들리던 귀신의 존재가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날 때 우리 다같이 깜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