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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대중을 위한다는 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내 군 생활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끝은 보이나 끝은 아닌 시점에 위치해 있다. 나갈 시간이 가까워져 있음에도 아직은 나갈 수 없다는 뜻이다. 하루하루가 희망고문이다. 그런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또 가지 않는 시간을 더 빨리 가게 하려고 요즘은 그냥 시간만 나면 잔다. 당연히 블로그 글쓰기와 독서는 뒷전에 있었다. 오늘까지도.

 

 

  그러다 내 친한 친구의 블로그 개설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초대권을 달라고 징징거리더니 스스로 초대권을 구해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했다. 혼자 외롭게 블로그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동지가 생겨 상당히 기쁘다. 친구의 두 번째 글이 올라오니 그동안 나태해져 있던 내 몸뚱이에 곧바로 반응이 왔다. ‘, 나도 글 써야지.’ 그래서 이렇게 바로 글을 쓰게 된다. 서두가 참 길었다.

 

 

  오늘 하려는 말은 예전에 내가 한창 고민했던 소재에 대한 내 나름의 답변이다. 내 블로그를 유심히 봐주신 몇몇 분은 아시겠지만 내 꿈은 드라마(방송) PD’이다. 우스갯소리로 방송계에서는 드라마국사람들을 예술가라고 한다던데[아무리 봐도 차이점을 모르겠는 장면을 가지고 죽을 듯이 고민하는 사람들이기에] 예술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바로 대중을 위한 예술을 할 것인가, 내가 하고 싶은 예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최근에 슈스케4’에서 싸이참가자 김정환의 대화에 눈길이 갔다. ‘싸이김정환에게 이런 질문을 하더라. 너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래 아니면 너 만족을 위해 음악을 할래?”

싸이는 대중가수라면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대중음악 더 크게는 대중예술의 존재 목적은 대중에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에 생각해봤다. 앞으로 드라마를 하고 싶은 예비 PD로서 나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 아니 대중을 위한다는 게 도대체 뭘까?[한마디로 김칫국 마셨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대중의 수많은 취향을 충족시킬 수 없으니 방식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방식이라는 게 뭘까? 정말 거창하지 않다. 쉽게 말하고 재밌게 말하면 그만인 것이다.

우선은 쉽게 가야 한다.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내용물을 쉽게 구성, 전달해야 한다.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고 말하려는 바가 뭔지도 모르겠는 프로그램을 도대체 왜 시청자가 시간을 쪼개가며 봐야 하는 가? 몰랐던 사실을 쉽게 알려줘도 잘 보지 않는 판인데 말이다.

무엇보다 재밌어야 한다. 시청자, 독자는 자신이 돈을 주고 구매하지 않는 이상 재미없는 것들에 대해선 냉정하다. 재미가 없으면 그 전달하려는 의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도무지 보지를 않는다. 그렇기에 제작자는 재미에 대해선 항상 민감해야 한다. 재미가 없으면 과감하게 쳐내든가, 재미있게 다시 만들든가, 그 판단이 매우 중요하겠다.

 

 

  어찌되었 던 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대중을 상대하는 일인지라 대중을 절대 간과할 수는 없다. 그건 불문율이다. 허나 대중을 위한다는 것의 명확한 경계가 뭘까? 그냥 말 그대로 대중만을 위하면 된다는 뜻일까? 그건 아니라는 거다. 창작자로서 진정으로 대중을 위한다는 건 흥미를 끌 수 있는 콘텐츠는 다양화하되 그걸 쉽고 재밌게 만드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전문가도 아닌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앞에서 말했듯 김칫국 마시는 이유는]? 그저 내 나름의 원칙을 세우기 위함이다. 대중을 위한다는 것의 경계를 나 스스로 좀 더 확실하게 정하고 싶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