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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내가 뽑은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두 가지 키워드

 

 

 

 

  굳이 내가 어떤 표현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유명한 책이다. 따라서 소개 글은 생략하고 싶다.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수많은 소개 글을 작성했을 테니 말이다. 나는 그저 두 가지 키워드로 이 책을 말하고 싶다. 고시 그리고 학과. 내가 가장 깊게 공감한 부분이며,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 읽으면서 참 많이 배웠다.

 

<고시>

 

 

  내 경험이다. 나는 수능에 망했을 때[개인적으로 원하는 학교에 못 들어갔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 그냥 법학과 가서 법 공부해서 빨리 고시 준비나 해야겠다.’ 그때는 나름 그렇게 마음먹고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법학과를 두 군데나 썼다. 그리고 합격까지 했다. 그나마 다른 한 곳은 그렇게도 열망하던(!) 신문방송학과를 썼고 운 좋게 합격까지 해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인생 조질 뻔했다. ? 나는 법 공부에 아무런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닌 도피처로 법학과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난도교수는 말한다. 단지 마땅한 대안이 없다거나,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시험 준비를 시작하지는 말라고.’ 수능시험을 망쳤던 그 때, 나는 나 자신에 실망한 것은 물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이 고통스러웠다. 내가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자조, 주위 친구들의 위로[이건 위로가 아니다],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휘어잡고 있었다. 그 때는 진짜 수능 망쳤으니까 인생 다 망한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앞으로 무얼 할 것인지,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돌아보는 자아 성찰의 기회는 전혀 상실한 채, 목표가 쉽게 보이는 고시로 시선을 돌렸다. ‘고시만 붙으면 대학 따위 극복할 수 있어!’ 지금 생각해보지만 정말 멍청한 생각 아닌가? 그러면서 이런 착각도 했다. ‘고시 준비할 거니까 남들보다 분명 앞설 수 있을 거야. 애들이 허투루 시간 보낼 때 나는 고민할 거 없이 시험 준비 할 거잖아. 빨리 붙어서 부모님 실망시켜드린 거 갚아야지.’ 이대로 갔으면 정말 나는 청춘에 해야 했을 모든 고민을 생략한 채 시험에만 몰두하는 고시 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저 남들이 뭐 하고 있으니까 불안해서, 앞으로 무얼 해야 하나 막막해서, 쉽게 목표가 보이는 고시를 준비해서는 안 된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 줄 수는 있겠지만, 그걸로 끝이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내가 무얼 하고 싶은지, 나 자신을 탐구하는 과정은 건너뛰었기 때문이다. ? 그런 고민할 시간에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으니까. 뭔가 가로질러 가는 것 같은데 뺑 돌아가는 행위이다. 결론은 이렇다. 확실한 목표의식이 없는 고시 준비는 자기 자신에 대한 배신이다. 당신이 고시를 치러야 하는 확실한 목표가 서지 않는다면 또 도피처로 고시를 생각한다면 그거 당장 접어라!

 

 

<학과>

 

 

  좋다. 학과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가 다 솔깃한 이야기 일 듯싶다.

 

 

  각 학교마다 입시 커트라인이 높은 과가 있다. 문과기준으로 하면 경영학과’, ‘신문방송학과’, ‘행정학과뭐 이쯤 되겠다. 하여튼 인문학 계열 보다는 사회과학 계열의 학과들의 커트라인이 더 높다. 그렇기에 우리는 착각을 한다. ‘사회과학이 인문학 보다 더 돈 되는 학문이다.’ ‘우리의 스펙을, 이력서를 좀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커트라인이 높은, 소위 각 학교의 탑이라고 불리는 학과에 전과를 해야 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많은 이들이 입학할 때 이름이 높은 학교의 커트라인이 낮은 학과로 진학해 전과를 하리라 마음먹는다. 내 동기들과는 이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야 신방과 이번 년 입결이 우리 학교 3등 안에 든데! 우리 과 짱이네! 후배들 똑똑하네!”

 

 

  그렇다. 우리는 입시결과에 따라 학문을 서열화한다. 각 학원에서 만든 대학 배치표에 따라 학문의 가치를 평가한다. 커트라인이 낮은 학과는 쓸모없는 학과가 된다. 허나 학과, 학문의 가치는 이런 입시결과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학과의 가치는 이렇게 결정된다.

 

 

사회적으로 어떤 전공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전적으로 해당 학문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에서 많이 필요로 하는데 공급되는 전공자가 부족하면 뜨는학문이고, 사회의 수요보다 더 많은 전공자가 배출되면 지는학문이다.

 

 

  우리는 아직 전형적인 3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저 입시결과에 따라 학문의 가치를 논하고 있으니 말이다. 진지하게 사회의 수요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 전공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요즘 날이 참 덥다. 오늘도 스펙을 위해 전과하려는 친구들에게 파이팅 한 번 외쳐주자. 파이팅!

 

 

  ‘김난도교수는 그저 스펙을 위한 전과는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어쨌든 학과의 가치는 사회의 수요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선호하는 학과는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난도교수는 스펙을 위한 전과에 청춘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대신 변화하는 사회적 수요에 맞춰 자기 전공을 유연하게 관리하라고 한다. 학문의 서열 따위 생각지 말고 다양한 학문을 경험해 자신의 전공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지 그 고민을 하라고 말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여기에 내 의견을 조금 덧붙여 보고 싶다. 사회적 수요, 사회적 트렌드의 분석. 분명 중요하다.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허나 트렌드라는 것도 어쨌든 유행처럼 돌고 도는 것이기에 거기에 내 전공을 맞추기보다는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내가 관심 가는 분야를 경험해보는 것이 더 맞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리 트렌드라고 하지만 그 트렌드에 내가 관심이 없다면 그건 그저 다른 세상 소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PD라는 일을 하고 싶다. 영상 만드는 일이[뭔가를 만든다는 일이]만들 때는 고통스럽지만[육체적으로] 너무 재밌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드라마가 너무 하고 싶다.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대하면 스토리텔링분야를 공부해보고 싶다아,부라면 포부랄까?  언젠가 드라마를 통해 내가 직접 트렌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 웰컴 강맥주 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