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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당신, 그거 착각이야! - 가끔은 제정신, 허태균


 

 


 

 

   학교 수업을 듣고 나오는데 내 동기가 그러더라. "! 어떤 여자애가 자꾸 나 쳐다보는 거 있지! 설마 나 좋아하는 건가? ㅋㅋㅋ" 내 동기는 환호에 젖어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동기가 그런다. “헐 무슨 개소리? 나 쳐다 본 거야 인마누구의 말이 맞든 간에 그날 그들의 머릿속에서는 각자의 황홀한 캠퍼스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겠다.

 

 

이를 멀리서 쳐다보고 있던 <가끔은 제정신>의 저자 허태균교수는 이렇게 말한다"인마 그거 니들 착각이야. 니들이 자꾸 스토커같이 그 여잘 쳐다보니까 그 여자도 니들을 쳐다보는 거지 쯧쯧” 그래 맞다. 그 여자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내 동기들은 그 여자를 지속적으로 힐끔 쳐다보았을 테고, 그 여자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반사적으로 내 동기들을 힐끔 쳐다본 것[아니 감시한 것]이다. 만약 그 여자가 진짜 그들 중 누군가를 좋아했더라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어야 했을 터인데 지금까지 이들이 솔로인 걸 보면 허태균교수의 말이 정말 맞긴 한가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진장 많이 착각한다. 나를 포함한 내 동기들처럼 세상 많은 사람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휩싸여 말도 안 되는 착각을 진실인 양 믿고 있다. <가끔은 제정신>은 이런 우리들의 착각을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저자의 필체가 너무 재밌다!] 풀어주는 책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모른다는 말이 맞겠다!] 착각을 하는데, 우리가 어떤 종류의 착각을 하는지, 왜 착각을 하는지, 이 착각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를 허태균교수는 쉽게 이야기해준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우리는 또 어떤 종류의 허무맹랑한 착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평균 이상이라는 착각열심히 기도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착각나는 사람 보는 눈이 있다는 착각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나는 처음부터 그렇게 되리라 알고 있었다는 착각내가 나서야 일이 된다는 착각나는 운이 좋다는 착각나는 객관적이라는 착각나는 소신 있는 사람이라는 착각나는 외부 환경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착각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 등.



  정말 많지 않은가? 나는 특히 나는 평균 이상이라는 착각에 아주 격하게 공감했다많은 이들이 자신의 외모나, 능력이나, 성격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국민이 자신의 계층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설문 조사와도 참 겹쳐 보인다. 저자는 이에 일침을 가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평균 이하고, 도대체 누가 서민이야?”

 

 

나도 내 외모나, 능력이나, 성격이 그래도 평균 이상, 아니 평균(!)정도는 된다고 생각했었다. 불과 요 근래까지. 허나 친구들과 술을 마시면서 그 생각이 아주 무참히 깨져버렸다. 볼 것 다 본 친한 고등학교 친구들끼리의 술자리였는데, 우리끼리 재미로 외모 순위를 정해보았다. 결과는? 아주 무참했다. 나는 중하위권을 달리는 게 아니던가. 나는 그래도 중간 정도는 할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말하더라. "인마 너 좀 더 꾸미고 다녀!" 이 덕분에 나는 나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물론 그 충격은 장난이 아니었다]. 또 그 덕(!)에 옷도 좀 사고 내 자신을 꾸미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 그냥 친한 친구들하고 외모 순위 한 번 정해봐라!

 

 

  여러분도 내가 위에 나열한 착각의 종류를 한 번 살펴봐라. 분명 눈에 띄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착각이 있을 거다. ? 당신은 착각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나? 저 위에 나열된 착각 중에 하나도 속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가? 어휴. 착각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