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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송창의 PD의 창의창조론 - 격을 파하라

  

   

 

  <남자셋 여자셋>, <일요일 일요일 밤에>, <현장토크쇼 Taxi>, <롤러코스터> 등 국민이 '아!!' 하는 프로그램들의 중심에는 '송창의PD'가 있었습니다. 예능계에서는 대선배로 불리는 그분이 평생의 노하우를 담아 '창의'에 관한 책을 썼다니 눈길이 안 가려야 안갈 수가 없었습니다. 띠용. 마치 고수의 엄청난(?) 비법을 얻는 수련자의 마음으로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그 비책의 이름은 <격을 파하라>!. 저도 PD가 되고 싶고 누구보다 창의적이 되고 싶은 사람인지라 열심히 읽었습니다. 정말로.


 

  이 책은 '창의로 시작하고 열정으로 이끌며 관계로 완성하라'는 글쓴이의 방송 철학대로 창의,열정,관계,청춘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중 '창의'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송창의 PD는 창의를 습관이라고 말합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은 '창의적이고 싶으면 한번에 되는 것이 아니니 습관처럼 뒤집어 생각하고 고정관념을 깨라'는 것입니다. 허허 기대가 너무 컸던지 파격적인 창조법 치고는 너무 간단한 거 아냐?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습관을 토대로 완성된 창의적인 사람은 누구이며, 어떻게 하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요? 그러기 위해선 먼저 창의의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전거 안장으로 만든 피카소의 황소)

 


송창의 PD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 창의적인 것을 요구하면 무슨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만들라는  마냥 당황한다고 말합니다. 정말 창의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행위일까요? 그건 아마 신의 영역일 것입니다. 창의란 '세상에 버젓이 존재하나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어떤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창의란 세상에 없는 것을 뚝딱 만들어내는 발명이 아니라 사람들이 놓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관념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우리의 머리를 지배하는, 우리의 사회를 지배하는 관념 따위를 들추고, 비틀고, 해체하는 것입니다. 관념 뿐만 아니라 이야기도 그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신물 나게 봐왔던 사랑이야기를 다른 캐릭터로 다른 상황에 대입시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그것 또한 창의인 것입니다. 창의적인 사람이란 사람들이 놓치는 것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사람입니다. 송창의PD의 말대로 그것은 습관에 의해 이뤄지는 것 이고요. 습관이 뭐겠어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잖아요. 의식이 무의식으로 바뀌는 순간 창의는 파괴력을 발할 것입니다.

  



 (출처:http://blog.naver.com/centerzone?Redirect=Log&logNo=20020205132) 

 


  그런데 우리가 창의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인 고정관념이 필요합니다. 고정관념을 못 찾는다면 무기를 써보지도 못하는 말짱 꽝인 상황이 나오는 거죠. 고정관념이란 현시대의 흐름 즉 '트렌드'하고 관계가 깊습니다. 쉽게 말해 '유행' 타는 것들 있잖아요. 옷이며, 먹거리며, TV 프로그램 등등등 이요. 그런 유행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대중들에게 어필을 합니다. 대중들은 너도나도 따라 하기 바쁘죠. 하지만 때가 지나면 또 시들해지기 마련입니다. 질리는 거죠. 그럼 이에 갈증을 느끼는 대중들에 의해 다른 새로운 것이 또 유행을 타구요. 깨어 있는 우리는, 이 책을 본 우리는(?) 이런 흐름을 보고 문제 제기를 할 줄 아는 것입니다. '꼭 ~를 해야만 ~가 되나?'

 

   


             

 요즘 프로그램을 예로 든다면 '슈퍼스타K'의 인기에 너도나도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드는 상황을 말할 수 있겠네요. 심사위원의 수, 장소, 뽑는 과정 등을 달리해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둔다지만 유사한 프로그램이 하도 많기에 이제는 질리는 시청자들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도 더는 새롭지 않은 거죠.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뚫고 심사위원과 국민에 의해 탄생하는 일반인 스타! 이런 요소들이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고정관념이 된 것이죠. 이를 조금만 틀어 생각해볼까요?

  


"꼭 국민을 경쟁시켜 일반인 스타(새로운 스타)를 만들어야 할까?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의해 스타를 만든다고 해도 조금만 지나도 묻혀버리잖아. 그렇다면 가수를 경쟁시켜 보는 건 어떨까? 스타 중의 스타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가수끼리 경쟁하니 공연의 질도 더 높아질 테고. 이거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MBC의 '나는 가수다'가 아닐까요? '나는 가수다'는 초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MBC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어 있습니다. 트렌드를 조금 틀어 생각하니 이렇게 멋진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책은 창의에 대한 파격적인 방법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사실 그럴 것도 창의가 방법에 따라 이뤄진다면 누구나가 다 조금의 노력으로 경지에 이를 것입니다. 창의적이 되고 싶은 제 욕심이 창의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이겠죠. 하지만 송창의PD의 말대로 창의가 습관으로 베어 있다면, 모든 사람은 변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창의에 파격적인 방법 따위는 없습니다. 저와 함께 '창의'의 경지에 이르실 분?! 하하.  

 


  

 

PS. <격을 파하라>는 방송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방송에 계신 분이라 방송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지만, 생각해보면 창의란 참 폭넓은 관념이잖아요. 어디든지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창의가 궁금한 사람들 또 창의의 일선에서 평생을 살아온 그의 인생이 궁금한 누구든지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