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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책은 도끼다 vs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 정독 vs 다독




  요즘 독서가 화두다. 우리는 독서, 독서법에 대한 책을 서점에서 아주 많이(!) 찾을 수 있다. 나도 이왕 책 읽을 거 한번 잘 읽어보자는 마음에서 독서에 대한 책을 두 권 정도 읽었다. ‘박웅현씨의 <책은 도끼다> 이지성씨의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부대에서 정훈도서로 두 책이 지원 나왔는데, 너도나도 책을 들고 돌아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졌었다. 물론 그 붐은 얼마 가지 않았지만. 오늘 포스팅의 목적은 어느 책의 우위를 논하는 글은 절대 아니다. 그러니 까는 글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독서를 잘하고 싶은 대학생이자, 군인이자, 독자인 내가, 두 책을 읽고 두 책의 독서 방법을 나름 실천한 뒤 느끼는 점에 대해서 쓴 것이라고만 생각하자.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도서로도 유명한 박웅현씨의 책이다. 수많은 사람이 가장 창의적인 사람으로 박웅현씨를 뽑을 정도로 광고계에서는 유명한 분이시다. <책은 도끼다>박웅현씨가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토대로 강의한 것을 옮겨서 만든 책인데, 그의 책에 대한 생각을 많이 엿볼 수 있다. 독서에 관한 이야기니 다른 내용은 생략하고 박웅현씨의 독서법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하겠다. 그는 다독 콤플렉스를 지양하라고 한다. 책을 많이 읽어봤자 그걸 소화하지 못한다면, 체화하지 못한다면 책을 읽는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꼼꼼하게 읽고, 울림을 주는 문장들을 기록하며,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만이 독서의 참뜻임을 강조 한다. 그런 그는 한 달에 3~4권 정도의 책을 읽으며[전혀 많은 분량은 아니다!], 읽은 뒤에 그것을 정리하고 체화하는 데에 더 공을 들인다고 한다. 여담이지만 그는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의 문장들을 A4용지 24장 정도의 분량만큼 옮겨 적었단다.





  <독서천재 홍대리> 이지성작가의 책이다. 그분은 을 주제로 한 도서를 많이 집필하는데, <리딩으로 리딩하라>, <고전 혁명> 등이 유명하다. <독서천재 홍대리>는 소설의 형식인데, ‘홍대리라는 인물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이지성씨는 100일 동안 33권의 책을 읽음으로써 책을 손에서 떼지 않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그다음에는 1년 동안 전공서적 100권 읽기, 그다음 1년 동안은 매일매일(!) 자기계발서와 위인전을 읽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이는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이며, 치열한 독서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을 책과 함께하는 치열한 독서법이다. 실제로 이지성작가의 제자 정회일씨는 처음으로 이 독서법을 성공한 사람이며, 지금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영어 학원을 경영하고 있단다.[연봉도 억대란다!]





  위의 글 만 읽어봐도 저자들의 독서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정독과 다독의 대결구도이다. 나는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먼저 읽고 100일 동안 33권의 책을 읽는 미션을 수행하다가 7번째의 책으로 <책을 도끼다>를 만났다. 이런 우연이... 15일 동안 6권의 책을 읽고 7번째 책을 읽다가 나는 머리를 찍혀버렸다. 그리고 갈등에 빠졌다. 아 다독이 답인가, 정독이 답인가. 그 때는<책은 도끼다>의 신선함, 강렬함 때문에 미션을 포기하고 <책은 도끼다>의 독서법을 따랐다. 이쯤 되면 너는 얼마나 했느냐고, 꾸준히 해보지도 않은 놈이 말이 많다고 따지는 분들도 계시겠다. 허나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나는 내 나름대로 생각[정말 고민 많았다.]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이 두 독서법의 장단점, 비밀(?)에 대해서도 내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나만의 독서법이라고 할 것까지는 안 되지만 내 나름의 독서 방법도 찾았다. 내가 느낀 두 독서법의 장단점과 비밀(?)을 한번 보자.



<책은 도끼다>의 방법을 실천했을 때 좋았던 점과 한계

 

   <책은 도끼다>의 방법을 실천했을 때의 장점즉 정독의 장점은 내가 책을 볼 때 꼼꼼해졌단 거다아름다운 문장을 보면 그냥 넘어가는 일 없이 꼭 기록하고감탄하고 지나간다책을 좀 더 음미하게 되었다고 할까나름의 독서노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메모하고책을 다 읽고 나서는 컴퓨터에 옮기면서 다시 한 번 보니 복습의 효과도 있었다글을 쓸 때는 정리한 내용을 보고 무엇을 쓸지를 판단하기가 수월했다허나 단점도 있다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늘어진다는 거다사람 마음이 시간이 넉넉하다고 생각되면 게을러져서 독서에 여유를 두게 된다. ‘좀 있다 하지 뭐음 5일 정도 남았으니까 여유 있게 읽어도 되겠다!’ 여유 있게 책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할 말이 없다그러나 나는 갈 길이 바쁜 대학생인지라또 책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인지라책 안 읽던 예전 습관 고치고 먼저 앞서 간 사람들 따라잡으려면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의 방법을 실천했을 때 좋았던 점과 한계


  다독[여기에서 다독은 어느 기간 동안 몇 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정해둔 다독이다.]의 장점은 의식적으로 내가 내 자신을 바로 잡는다는 거다즉 책 한자라도 더 읽기 위해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하게 된다틈만 나면 읽고똥 싸면서 읽고이동하면서 읽고잠자기 전에 읽고 그런다그렇게 한 권씩 책이 쌓이는 걸 보면서 나는 대단한 자부심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남들은 한 달에 한 권도 잘 안 읽는데 나는 10권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뿌듯할 수밖에허나 이 또한 단점은 있었다바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짧은 책얇은 책쉬운 책만 읽게 된다는 거시간에 쫓기며 살기 때문에 시간 대비 효율성이 큰 책들만 찾게 된다기록에도 소홀하게 된다중요한 부분은 체크해 놓았다가 정리할 필요성이 있는데도 그 과정을 급한 마음에 생략했다. 15일 동안 6권의 책을 읽고 잠깐 뒤를 돌아보았는데내게 남은 것은 ‘6이라는 숫자 외에는 없었다내 능력의 탓일 수도.

 


 

<이 두 독서법의 비밀(?)>

 

  아 그리고 비밀이라고 말하기는 좀 웃기지만이들이 자신만의 독법을 주장하는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다.

 

  ‘박웅현’ 씨는 광고인이다광고짧은 멘트와 찰나의 이미지로 승부를 봐야 하는 매체이다광고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독특한 문구[또는 아름다운 문구]와 독특한 시선은 생명이다그렇기에 박웅현’ 씨는 책을 세세하게 볼 수밖에 없는 거다책 속의 독특한 시선[작가나 시인의 시선은 일반인들과는 현저하게 다르지 않은가?], 아름다운 문장에 집중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를 어떻게 광고에 적용해볼까 고민하는 것이다.

 

  ‘이지성’ 씨는 독서 멘토다그냥 독서 멘토가 아니라 인생을 바꾸는 독서를 가능하게 하는 멘토다뒤처진 인생을 만회하는 방법은남들보다 더 독하게 사는 방법밖에는 없다그래서 양으로 미는 것이다그냥 양으로 미는 게 아니다처음 1년 동안은 전공서(!) 100권으로 자기 분야에서 으뜸이 되도록 노력하고그다음 일 년 동안은 자기계발서와 위인전 365권을 읽으며 성공으로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서 꾸준히 분석해야 한다.

  


  이런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만인에게 적용되는 독서법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인의 목적에 따라, 가치관에 따라, 하는 일에 따라 독서법은 다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별로 안 궁금하시겠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갈 길이 바쁜 대학생인지라, 또 책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인지라, 책 안 읽던 예전 습관 고치고 먼저 앞서 간 사람들 따라잡으려면 부지런히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다면 다독이냐고? 물론 다독이야 언제든지 좋은 거지만 목표량이 있는 다독은 아니다. 나에게는 원칙이 하나 있다. ‘일독일필’[내가 만든 말이다 ㅋㅋㅋ] 한 권의 책을 읽으면 꼭(!) 그에 대한 독후감을 한 편 쓰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메모는 필수다. 그래서 나는 간단하게 생각하려 한다. ‘수불석권의 자세로 살자. 책을 꾸준히(!)만 읽으려고 한다. [정독이던 다독이던 간에] 아침, 점심, 저녁 거스르지 않으면서 내가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먹고, (감상문)은 꼭 싸려고 한다. 너무 많이 먹어 체한다든가, 너무 적게 먹어 영양실조에 걸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 좋은 똥을 싸려면 적당해야 하니까 말이다.

 


  여러분도 자신의 독서법을 꼭 찾길 바란다. 그리고 이는 책을 읽는 과정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사진출처 : http://cafe.naver.com/viewtyp/17853 , http://cafe.naver.com/cfwkorea/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