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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책, 세상을 탐하다 - 꾸준히 책을 읽기 위해서

 

 

 

  난 동기의 힘을 믿는다. 사람은 동기가 있어야만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다. 우리가 작심삼일 하는 이유는 하는 일에 대한 강한 동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름 내게 중요성을 띠는 행동들에 해야만 하는 이유, 납득할만한 동기를 단다. 창작하는 이유, 글을 쓰는 이유 등. 하는 일마다 이유를 다니 참으로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만, 동기가 명확할 때, 나의 치명적인 의지박약 주기가 조금이나마 느려진다.

 

  그중에서도 난 책 읽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나열할 수는 없다만, 책의 덕택을 꽤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조금만 신경을 쓰지 않으면 금세 멀어져 버리는 게 또 책 읽기다. 주위에 책을 대체할 만한 재미난 것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허공으로 떠버린 수많은 시간. 그래서 책 읽기에도 나름 읽어야만 하는 동기를 달았다. 시선의 지평 늘리기, 아이디어 얻기. 비교적 최근에는 요즘 핫한 허지웅씨의 말을 세 번째 동기로 택했다. 내 지식의 하이퍼텍스트화’! 마치 요즘의 검색엔진처럼 다양한 책을 접함으로써 생각의 연결고리를 촘촘히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멋진 생각이다.

 

  오늘 소개하는 <, 세상을 탐하다>에도 소위 책벌레라 불리는 사람들의 책에 관한 생각이 담겨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 잘 나가는 사람들인지라 나 같은 허접이 보일 수 없는 깊은 내공을 보인다. 책 읽기 예찬, 책 읽는 방법, 도서관 이야기, 책이 인생에 미친 영향 등, 책에 관한 29인의 생각은 가을날의 단풍처럼 가지각색이다.

 

  29인의 생각을 천천히 읽고 있자니 조금은 혼란스러운 때가 찾아온다. 2929색이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다만, 이제는 그러한 상황에 주눅 들지 않는다. 책 읽기의 세상에선 하나의 길만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고수, 하수 할 것 없이 자신만의 길을 찾기까지 갈팡질팡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만약 책 읽기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있다면, 이들의 글을 그저 참고하면 되는 것이고, 책 읽기를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마음에 드는 사람의 글에서 영감을 얻어 생각을 만들어 가면 그만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29인의 이야기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마이웨이를 갈 수 있는 용기를,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는 기꺼이 빛나는 북극성이 되어준다. 이들의 생각을 통해 책 읽기에 대한 자신만의 동기를 세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이 아닐까? 책이 장식(?)인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