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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감상

기행문이 너무 웃기다! - 빌 브라이슨 <나를 부르는 숲>




 



  이 책을 읽고 딱 느꼈다. 그저 닮고 싶었다. '빌 브라이슨' 이 이야기꾼의 말솜씨!! 그림하나 없는 책인데 진짜 엄청 웃었다. 솔직하고, 거침없고(제기랄, FUCKKKKKKKKKKKKK!!), 재미있는 비유들. 그 문체를 어찌 잊을까.

 

  '나를 부르는 숲'은 '빌브라이슨'이 친구 '카츠'와 함께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걸으면서 겪은 일들을 이야기한다. '애팔래치아 트레일' 이란 미국의 동부를 쭉 관통하는 트레일이다. 길이만 3520KM(뭐 3498KM네 등 말들이 많지만 어쨋든 3000KM를 넘는단 사실은 확실하다)다.


 

(출처- http://blog.naver.com/frumateno?Redirect=Log&logNo=140048325317 )


 

  트레일은 어떻게 생겼나요? 산책길인가요? 가볍게 조깅할 수 있나요? 라고 물으신다면 브라이슨은 웃으면서 대답해줄거다. 제기랄. 숲을 지나서, 숲을 지나고 그리고 또 숲을 지나서, 그러다 강을 건너고 봉우리를 넘으면 또 봉우리가 있고 끝도 없다. 그렇다고 안전이 보장되냐고?. 여름이면 방울뱀이 나를 뒤쫓고 있고, 인간을 좋아하는(?) 곰들이 주시하고 있고(사랑스런 우리의 곰돌이 푸는 잊어라), 모기는 죽자고 달려들고(우리 주위의 모기친구는 잊어라). 그냥 공격당하면 죽는다고 보면 된다. 왜냐하면 나를 찾기에 숲은 너무 넓으니까.

 

그럼에도 '빌브라이슨'은 걷고 있다. 발이 부르트고, 씻지도 못하고, 죽도록 힘든데 걷고 있다. 도대체 왜? 


이에 '빌브라이슨'은 말한다. 산이 부르니까. 산이 너무나 아름다우니까. 매혹적인 고봉들, 봉우리를 올라가면 펼쳐진 전경들, 호수에 반사되는 무수한 빛 부스러기, 일몰 속의 사슴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대자연.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http://cafe.naver.com/dlsdusiv.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04)

 


  '애팔래치아 트레일'은 '빌브라이슨'에게 자연에 대한 무한한 감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는 감성에서 조금은깨어나, 정신 차리고 주위를 돌아본다. 개발(과학적 조림이라는 괴기스런 이름이 붙어 있다)이라는 이름 아래에 사랑스런 숲, 자연이 파괴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빌브라이슨'은 트레일 주위의 생태계가 어떻게 파괴 되었는지, 숲이 어떻게 사라져갔는지를 살피고 그것들을  형편없이 관리한 정부, 산림청을 비판한다(자연에 대한 '강간'이란 표현까지 쓰며 맹렬히 비난한다). 하지만 비판만으론 자연을 되돌릴 수 없다. 개발 전 아름다운 애팔래치아의 모습은 이제는 사진이나 기록에서나 남아 있을 뿐이다. 정부의 영리함은 숲의 많은 것을 앗아갔다. 



 


  

  브라이슨은 총 1392KM를 걸었다. 3520KM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거리다. 뭐 성공여부로 판단하자면 실패다. 하지만 친구인 카츠가 말한다. "우린 그래도 걸었잖아 하하". 맞다. 그들은 걸었고 시도하지 않았나. 말만 하고 시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1300KM를 걸었단건 정말 엄청난거다. 책의 후반부에 빌브라이슨은 트레일을 통해 많은걸 얻었다고 말한다. 육체적인 건강, 용기, 인내심과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런 상투적인 가치말고도 다른 소중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지구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친구'란 이름의 가치다. 하나는 '자연' 이란 이름의 친구, 다른 하나는 '카츠'라는 이름의 친구. 친한 친구와 트레일을 함께 한다는거, 그거 정말 행복한 일 일 것 같다. 이 사람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