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필요한 큰 틀(핵심사건과 등장인물을 간추린 것으로 생각하면 편하다)을 ‘트리트먼트’라고 한다. 내 최초 트리트먼트인 동시에, 같은 팀 동료를 설득하지 못한 슬픈(?) 트리트먼트, <고백>을 여러분께 소개한다. 친구들에게 버림받았으니 나라도 사랑해줘야겠다는 마음이다. 아, 참고로 내 경험을 토대로 쓴 트리트먼트다. 그래서 더욱 애정 간다.
<고백>
- 등장인물
고백받는 여자 - 동양적으로 생겼다. 눈이 살짝 째진. 피부가 하얗고 키가 조금 크다. 외향적이었나? 내 기억 속에서는 외향적이었다. 허나 여기서는 이야기의 포인트 상 설정을 다소곳함으로 바꿨다. 특별한 날에 친구들 한명 한명에게 편지 써주기를 좋아하던 인물이다.
나(고백하는 남자 1) - 피부가 검다. 소심한 아인데, 결정적인 계기로 고백을 결심한다. 그 의미심장한 편지 때문에.
친구(고백하러 간 남자 2) - 키가 크다. 그리고 성격이 밝다. 주인공 ‘나’와는 베스트프렌드다. 그러나 좋아하는 여자도 같다. 우리에게 우정이 그렇게도 중요했는지 모르지만, 한 여자를 두고 싸우기보다는 같이 인형을 주는 방법을 택한다.
※등장인물은 다 초등학생이다.
- 줄거리
한 여자아이가 있다. 그리고 내가 있다. 여자아이는 특별한 날에 반 친구들에게 편지 써주기를 즐기던 아이인데, 과연 내게도 편지를 주었다.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 ‘장미꽃은 사랑을 의미하고, 안개꽃은 죽음을 의미한데. 나는 너한테 둘 다를 주고 싶어. 왜냐하면 나는 너를 죽도록 사랑하니까.’ 오 마이 갓. 나는 고백을 결심한다. 나도 그 아이에게 어느 정도의 호감은 있었으니까, 그러다 어떤 사실을 알게 된다. 내 베스트프렌드도 그 여자아이를 좋아한단다[어이없게도 널뛰기 도중에 그 사실을 말해준다.]. 경쟁자다. 하지만 우린 싸우기보다 선의의 경쟁(?)을 결심한다. 그 아이에게 둘 다 인형을 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결정은 그 아이가 하겠지만. 허나 막상 그날이 되니 찌질한 우리는 그 아이의 얼굴을 보고 인형이 주는 게 부끄러워 그냥 인형을 집 앞에 두고 가기로 한다. 물론 알림은 필요하니 벨을 누르고 도망가기로 했다. 계획 실행! ‘띵동’. 그런 우리에게 예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지니…
3번의 벨을 인내하지 못한 그녀의 입에서 한마디 육두문자가 튀어나온다. “어떤 개새끼야.” 그때의 우리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돌아오면서 나는 친구에게 물어본다. 너는 걔 어디가 좋든? 친구 왈. “걔가 편지를 하나 줬는데, 나를 죽도록 사랑한다던데?” 나는 그저 말없이 웃는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dlathdud6323/70147169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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