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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어글 프로젝트/단편영화 제작기

단편영화 제작기 - No.4 스텝 모으기

 

 

영화 도와주실 스텝을 구합니다.

 

  아무리 작은 규모의 영화라도 영화 제작은 철저한 팀 활동이다. 물론 개인이 혼자서 영화를 찍을 수도 있겠으나, 한 번만 경험해본다면 이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자, 비효율적인 일이자, 한숨 나오는 일이란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의 원활한 제작을 위해서는[이 또한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스텝이 필요하다. 근데 스텝은 어떻게 모으지?

 

  앞에서 말한 필름 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서 스텝을 구할 수 있다. 연기자를 구하듯 자신의 영화에 필요한 스텝을 공고하면 된다. 물론 이 경우에는 페이를 꼭 지급해야 한다. 만약 그럴 만할 여유가 없다면? 역시 정답은 친구. 친한 친구들, 영화를 좀 아는 친구들에게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해라. 밥을 사주던, 애교를 부리던[정도가 필요하다] 갖은 방법을 동원해 친구들을 섭외해내야 한다. 어색한 친구라도 영화에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뻔뻔하게 연락해라. “오랜만이야. 사실은 내가 말이야. 영화 제작 속에서 우정이 싹트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텝의 종류와 역할 분담.

 

  우리는 정말로 운이 좋아서 4명이서 영화 제작을 시작할 수 있었다. 4명이나 있으니 우리끼리 충분히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단한 착각이었으니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쭉 나열해보고 4명은 턱도 없단 걸 알 수 있었다. 부랴부랴 주위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우리의 할 일, 즉 영화 제작에 필요한 스텝은 누구이며 그들의 역할은 도대체 무얼까? 실제 영화현장은 경험해보지 못한지라 우리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나열해보면 이렇다. 감독(연출)/조감독(조연출), 프로듀서, 촬영감독, 조명감독, 음향감독, 보조 스텝 등.

 

(연출) - 우리 영화의 총감독이다.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하는 예술가의 자리다. 시나리오, 콘티 제작은 물론 연기지도, 촬영, 조명, 음향, 편집에까지 관여한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이 영화 제작에서 그가 관여하지 않는 부분은 없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시나리오 발제자인 생얼의 준용군이 감독을 맡았다. 지금도 열심히 편집 중이다.

 

로듀서 - 감독이 오로지 예술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프로듀서는 그 외에 현실적인 모든 것을 담당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감독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크레파스와 도화지를 마련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예산, 스케줄, 장비, 로케이션 섭외, 오디션 준비, 소품 준비 등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은 정말 머리 터지게 많다.

 

영감독 - 말 그대로 촬영을 하는 자리다. 카메라를 능숙하게 다를 줄 아는 친구면 좋다. 화면구성과 촬영기법에 관한 기본적 이해가 필요한 자리다. 아름다운 영상을 찍어내야 하는 자리이기에 어느 정도의 미적 센스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명 감독 - 감독(연출)이 원하는 자리에 원하는 만큼의 조명을 비출 줄 알아야 하는 자리다. 영화를 빛의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조명의 힘은 절대적이다. 빛 조절을 함으로써 영상에 깊이를 더함은 물론 영화의 품격까지도 높여주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어려운 자리가 조명감독이다. 만약 조명을 칠 줄 모른다면, 연출에 타협을 둬 조명이 필요 없도록 시나리오와 콘티를 조정하는 게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향 감독 - 붐 마이크를 이용해 대사를 녹음해냄은 물론, 잡음까지도 잡아낼 줄 알아야 하는 자리다. 음악을 좋아하거나, 예민한 귀를 가지고 있는 친구에게 적합하다. 촬영 시 잡음이 잡힌다면 과감하게 컷을 외쳐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 스텝 - 반사판 들어주기, 조명&카메라 이동 및 설치, 세트장 설치 등을 담당하는 스텝이다. 힘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점심, 저녁은 물론 간식까지 꼭 챙겨줘야 한다. 영화제작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그들에게 정말로 감사하자.

 

 

  앞에서 말했듯 영화제작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워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고는 전혀 필요 없는 논쟁이다. 잘하면 다 같이 잘한 것이고, 못하면 다 같이 못한 것이다.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믿음으로 뭉치며 막히는 사항이 있더라도 서로서로 독려해주자. 영화 제작은 그래야만 한다.

 

 

ps. 이 자리를 빌려 우리 글어글의 첫 단편영화를 도와준 모든 동기, 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어글어글 & 강맥주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