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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트위터 맞팔의 불편한 진실

  업무 차 쓰레기 소각장을 갔다. 3번째인데 여전히 그 스케일은 장난이 아니었다. 영화 <타짜>에서 봤던, 사람 하나 버려도 모를 그런 쓰레기 소각장이었다. 냄새는 또 어찌나 고약하던지. 그 악취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우리가 쓰레기를 던지는 그 와중에도 쓰레기 더미 위의 포크레인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 고물 같은 포크레인 안에서 한 기사 분은 방독면을 쓴 채 쓰레기를 집었다 놨다 부쉈다 비볐다 옮기곤 했다. 고물이 고물을 처리하는 이상한 풍경이었다.



 

 

  세상 어디선가는 부단히 새 제품을 찍어내고 있을 터인데, 여기서는 퇴물들이 무참히 으깨지고 있었다. 제작자의 정성은 사뿐히 즈려 밟힌 채 말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여기서 부서지고 으깨지는 이 물건들 속에 애초에 제작자의 정성이란 게 있었을까? 어차피 때 지나면 버릴 걸, 부서질 걸 다 알면서 만들어지는 게 공산품이다그런 의미에서 공장 생산이란 게 참 정성이 없는 행위다. 때 지나면 버릴 걸, 부서질 걸 알면서도 무한정 찍어내기 때문이다. 공산품이란 애초에 애정이란 게 없는 물건이다. 그저 판매를 위해 탄생한 물건이다!



  요즘 트위터를 한다. 블로그를 홍보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다. 팔로워 수가 늘고는 있지만 어째 유저들 간 공유는 거의 없다. 기계적으로 서로를 맞팔(서로를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행위)’하기 바쁘다. 나도 그렇게 사귄 사람들이 200명 가까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맞팔을 하는 것일까?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팔로워가 많을수록 홍보 효과가 높고[나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 때에 따라서는 수익(!)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란다. 즉 이득이 되기 때문에 서로 맞팔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 공산품이랑 전혀 다를 게 없다. 이익에 얽힌 관계이며 그 속에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정성은 전혀 찾을 수가 없다.

 




  트위터에서 맞팔을 해주지 않으면 유저들은 그 관계를 끊어버린다. ‘맞팔을 해주지 않은 나는 그에게 필요 없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도 내 블로그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맞팔을 해주고 있다. 이 씁쓸한 사실... 허나 노력은 해보련다. 이런 삭막한 관계에서 나와 무언가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꼭 찾아보겠다. 두고두고 연락하며 안부를 전할 수 있는 그런 관계들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댓글을 달아야겠다. 사람들이 쑥스러운 건지 귀찮은 건지 아님 내 글이 형편이 없는지 통 먼저 댓글을 안 달아준다. 이렇게 마음먹고 다가갔는데 묵묵부답인 그런 사람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소심한지라 상처받는다.  



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aekmj1